[근곡 김홍엽의 유림일상 35]...성균관 임시중앙종무회의를 돌아보며
6월16일 열린 성균관 임시중앙종무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지금 모든 회의 내용을 녹음하고 있으니 대의원들께서는 발언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유림의 도리와 바람직한 회의 문화의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참석한 회의를 녹음하는 행위 자체는 대한민국 판례상 원칙적으로 적법할 수 있다.
그러나 의장의 허락 없이 공개적으로 녹음 사실을 알리며 참석자들에게 발언을 주의하라고 하는 행위는 회의 참석자들에게 위압감과 발언 위축 효과를 초래하여 자유로운 토론과 의사 표현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특히 이러한 행위가 반복되거나 회의 진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른다면, 의장은 회의 질서 유지 차원에서 적절한 주의와 제지를 할 필요가 있다.
원로들 또한 건전한 회의 문화와 상호 존중의 정신에 입각하여 후배들에게 올바른 회의 태도를 일깨워 주었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확인되지 않은 사항을 사실인 것처럼 공개석상에서 반복적으로 언급하거나, 회의 내용이 외부로 유출되어 특정인들의 명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는 매우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할 문제이다.
특히 외부회계감사 보고서와 관련한 중대한 의혹은 객관적인 증거와 적법한 절차를 통해 검증되어야 할 사안이지, 단정적인 표현이나 여론몰이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다.
유림의 전통은 예(禮)를 바탕으로 서로를 존중하며, 사실에 근거한 공론과 화합을 중시하는 데 있다.
상대방을 위축시키거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확정적으로 주장하여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유림 사회가 추구해 온 공경과 신의, 그리고 중용(中庸)의 정신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회의 녹취 내용이 외부로 유출되어 유포될 경우, 그 과정과 내용에 따라 발언 당사자나 관련자들의 명예와 권익이 침해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성균관의 회의가 더욱 품격 있고 건전한 토론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참석자들이 회의 규칙을 준수하고,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절제를 바탕으로 사실에 근거한 발언을 하는 성숙한 자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예(禮)는 사람을 존중하는 데서 시작되고, 화합은 상대를 배려하는 데서 비롯된다. 유림 사회가 공경과 신의, 그리고 중용의 정신 위에서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인자수지학 연구가 <저작권자 ⓒ 유교문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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